정책자금이 무조건 이득일까?
“디딤돌대출이 금리가 훨씬 낮은데, 그냥 정책자금으로 받는 게 낫지 않나요?”
주택담보대출 상담을 받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질문입니다. 정책자금 대출은 금리가 2~3%대로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습니다. 당연히 이쪽이 이득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금리가 낮은 대신 소득 제한, 주택가격 상한, 대출 한도 제약, 갈아타기 제한 등 여러 조건이 따라옵니다.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정책자금을 선택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은 정책자금 대출과 은행 주담대의 차이를 현실적으로 비교하고, 어떤 경우에 어느 쪽이 유리한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정책자금 대출이란?
정책자금 대출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대출입니다. 대표적으로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특례보금자리론이 있습니다.
디딤돌대출은 주택도시기금에서 제공하는 서민 주택 구입 자금입니다.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 무주택자가 대상이고, 부부 합산 소득 기준으로 7,000만 원까지 확대됩니다. 주택 가격은 6억 원 이하로 제한됩니다.
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공하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입니다. 소득 제한은 디딤돌보다 완화되지만 주택 가격 상한이 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생애최초 구입자나 신혼부부에게 추가 혜택을 줍니다.
금리가 낮은 이유는 정부가 금리 차액을 보전하기 때문입니다. 시중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해주고, 그 차이를 공공재원으로 메웁니다.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란?
시중은행 주담대는 은행이 자체 자금으로 제공하는 대출입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일반적으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합니다.
금리는 기준금리, 은행 조달 비용, 개인 신용도 등을 종합해서 결정됩니다. 정책자금보다 높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됩니다.
유연성이 높은 이유는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소득 제한이 없고, 주택 가격 상한도 없습니다. 대출 조건을 개인별로 맞춤 설정할 수 있고, 갈아타기도 자유롭습니다.
핵심 비교 포인트 ① 금리
정책자금은 고정금리 구조가 대부분입니다. 디딤돌대출은 2~3%대 고정금리이고, 보금자리론도 3%대 초중반입니다. 대출받은 시점의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됩니다.
은행 주담대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고정금리는 4~5%대, 변동금리는 초기 3~4%대에서 시작해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됩니다.
금리만 보고 판단하면 위험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책자금은 금리가 낮지만 한도가 제한적입니다. 4억 원 집을 사는데 정책자금으로 2억 원만 받고 나머지를 다른 대출로 채우면 종합 금리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정책자금은 중도상환이나 갈아타기가 자유롭지 않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없다면 장기적으로 손해일 수 있습니다.
핵심 비교 포인트 ② 대출 한도
정책자금은 한도가 제한적입니다. 디딤돌대출은 최대 4억 원, 보금자리론은 최대 5억 원 수준입니다. LTV도 70~80% 정도로 제한됩니다.
은행 주담대는 한도가 유연합니다. 집값과 소득, DSR만 맞으면 더 큰 금액도 가능합니다. 고소득자라면 정책자금 한도를 넘어서는 금액을 빌릴 수 있습니다.
DSR 적용 방식도 다릅니다. 정책자금은 DSR 계산 시 소득 인정 기준이 엄격합니다. 은행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소득이라도 인정되는 금액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핵심 비교 포인트 ③ 조건과 제약
정책자금은 소득과 주택가격 제한이 있습니다. 디딤돌은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 주택 가격 6억 원 이하입니다. 이 기준을 넘으면 아예 신청할 수 없습니다.
실거주 의무도 있습니다. 정책자금으로 집을 사면 일정 기간 실제로 거주해야 합니다. 투자 목적이나 전세를 놓으려는 계획이 있다면 불가능합니다.
대출 갈아타기 제약이 큽니다. 정책자금은 한 번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다른 대출로 전환할 수 없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도 갈아타기가 어렵고, 조건을 바꾸고 싶어도 제약이 많습니다.
은행 주담대는 이런 제약이 거의 없습니다. 소득이 높아도 되고, 비싼 집을 사도 됩니다. 전세를 놓거나 나중에 팔아도 문제없습니다. 갈아타기도 자유롭습니다.
핵심 비교 포인트 ④ 중도상환과 향후 전략
정책자금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은 중도상환 시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목돈이 생기면 부담 없이 갚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갈아타기 시 불리한 구조입니다. 정책자금을 상환하고 은행 대출로 갈아타면 낮은 금리 혜택을 포기하게 됩니다. 다시 정책자금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향후 추가 대출에도 영향을 줍니다. 정책자금으로 주담대를 받으면 DSR 여유가 적어집니다. 나중에 전세자금대출이나 신용대출이 필요할 때 한도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은행 주담대는 갈아타기가 자유롭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즉시 갈아탈 수 있고, 조건을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전략적으로 대출을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큽니다.
어떤 사람에게 정책자금이 유리한가
소득 조건을 충족한다면 정책자금이 유리합니다.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이고, 사려는 집이 6억 원 이하라면 디딤돌대출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첫 주택 구입자라면 더욱 유리합니다. 생애최초 특례가 적용되면 금리 우대와 한도 확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혼부부라면 추가 혜택도 있습니다.
장기 거주 예정자에게 적합합니다. 10년, 20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 계획이라면 고정금리의 안정성이 큰 장점입니다. 금리 변동 걱정 없이 계획적으로 상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은행 주담대가 유리한가
소득 상한을 초과한다면 은행 주담대를 선택해야 합니다. 연 소득 7,000만 원 이상이거나 사려는 집이 6억 원 이상이라면 정책자금 대상이 아닙니다.
갈아타기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은행 주담대가 낫습니다. 몇 년 후 금리가 내려가거나 소득이 늘어나면 더 좋은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정책자금은 이런 유연성이 없습니다.
자금 운용의 유연성이 필요한 경우에도 은행 주담대가 유리합니다. 나중에 집을 팔거나 전세를 놓을 계획이 있다면 제약 없는 은행 대출이 편합니다. 추가 대출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 DSR 여유를 남겨두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실제 선택 시 체크리스트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할 항목
✔ 내 연 소득이 정책자금 기준에 맞는가?
✔ 사려는 집의 가격이 제한 범위 안인가?
✔ 실거주 의무를 지킬 수 있는가?
✔ 필요한 대출 금액이 정책자금 한도 안에 들어오는가?
✔ 향후 3~5년 안에 갈아타기를 할 가능성이 있는가?
✔ 추가 대출이 필요할 가능성은 없는가?
✔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쪽이 유리한가?
상담 시 꼭 물어봐야 할 질문
✔ 정책자금과 은행 대출의 실제 금리 차이는 얼마인가?
✔ 정책자금 한도로 부족한 금액은 어떻게 조달하는가?
✔ 중도상환수수료는 어떻게 되는가?
✔ 갈아타기 시 제약 조건은 무엇인가?
✔ DSR 계산 시 어느 쪽이 유리한가?
✔ 10년, 20년 후 총 이자 비용 차이는 얼마인가?
구조를 이해한 사람이 유리하다
정책자금 대출과 은행 주담대 중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집니다.
금리만 보고 무조건 정책자금을 선택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한도가 부족해서 추가 대출을 받으면 종합 금리가 올라갑니다. 갈아타기가 막혀서 더 좋은 조건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은행 주담대만 고집하면 금리 차이로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의 이자를 더 낼 수 있습니다. 정책자금 조건에 맞는데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구조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금리, 한도, 조건, 중도상환, 갈아타기, 향후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내 소득은 얼마인지, 사려는 집은 얼마인지, 몇 년 동안 살 건지, 나중에 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있는지 따져보세요. 그래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